택시업계의 카풀 반대집회와 일자리 정책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10-22 09: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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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택시업계는 지난 18일 광화문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19일 새벽 4시부터 24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카풀 횟수 제한과 직업이 있는 사람만 카풀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국토부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택시업계는 반대를 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효용과 택시업계의 기득권 유지라는 가치가 정면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2015년에는 택시업계의 반발로 다국적기업 우버가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이용자 편익보다는 택시업계의 생존권 보호에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 구호 차원에서 규제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규제개혁 차원에서 정면 돌파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국정감사를 통해 자율 주행차 시대가 5~10년 내에 올 것이라고 한다. 관련된 산업구조가 완전히 바뀐다고 말했고, “어차피 갈 수밖에 없다면 가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어렸을 적 학교에서 직업에 귀천은 없다라는 말을 귀가 닳을 정도로 듣고 자랐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수 만명의 택시 기사들이 생업을 제쳐놓고 길거리 집회에 나선 것을 보면 택시기사라는 직업은 일자리 선호도 스펙트럼 상 비교적 양질일 것으로 판단된다. 혹자는 개인택시 기사들은 개인택시 면허관련 재산권 침해를, 회사 택시 기사들은 미래 기회이익의 상실을 우려했기 때문에 극렬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몇 일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이 올해 140개 국 가운데 1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노동시장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48위에 머무르고 있다. 상세 평가 항목 중 노사협력은 124, 정리해고 비용은114, 근로자의 권리는 108위를 차지하고 있다. 거의 바닥 수준이다.

 

지구촌 모든 국가의 경제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의 실패는 결국 경제정책의 실패인 것이다. 우리의 일자리 문제 해결수준이 왜 이렇게 엉망인지 그 원인을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중장기 경제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기 때문에 몇 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어느 공직자로부터 실업계 고등학교 커리큘럼을 어떻게 짜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뇌를 들은 적이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사람만 보내주면 기술은 우리가 가르치겠다고 한단다. 학생들은 졸업 후 중소기업 취직을 희망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대충 한다는 것이다. 실업계 고등학교 존폐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일 것이다. 3D 산업 현장에 가보면 불법외국인 노동자가 최우선 고용 우대를 받는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임금을 적게 줘도 그만이고, 산재위험 방지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공장에 취직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은 없을 것이다. 청년들만 나무랄 일이 아닌 것이다. 뿌리산업 전체가 괴멸할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답이 없는 것이다. 노동현장의 문제는 백년 앞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정책 문제와 직결되는 까닭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본부터 다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정치권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대선 기간 중 모든 후보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들고 나왔다. 내남없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누가 누구를 탓하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경천동지 수준의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예상을 정치권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것이다. 모두가 전형적인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실물경제 감각이 무딘 일부 폴리페서들의 주장이 정책이 돼 국가경제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은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귀족노조의 입김 때문에 정작 중요한 노동문제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행정부의 옹고집이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12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KDI'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 실태조사 및 혁신과제 제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문제점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취임 직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시장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고, 지역별 업종별 차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건만, 이런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년간 30% 가깝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3년 동안 10억원이나 들여 실시한 소상공인 실태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서 내놓은 조사 내용과 일부 항목에서 결과가 달라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판단을 했다면, 작년과 금년 조사는 실시하지 말았어야 옳았다. 예산이라도 아끼려는 노력이라도 기울였어야 옳았다. 주휴수당 문제 때문에 2시간마다 사업장을 전전하는 알바생들의 서러움을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최소 고용시간 의무가 없는 영()시간 근로제 때문에 일자리 호출을 기다리던 알바생이 길거리에서 얼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넷째, 한국은행의 소극적 태도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2018~19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취업자 수가 9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치 18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금년 1월 한은의 일자리 전망치는 30만명이었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 증가폭을 전망을 하기에 발표할 때 마다 다른 숫자가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나 하던지, 아니면 차라리 경제전망을 하지 말던지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은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한국은행법 제3조에 규정된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한다.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법 제4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물가안정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정부의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된 의미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로제 등의 정부정책에 의한 물가인상 영향력에 대해 정부와 얼마나 치열한 논쟁을 했는지 묻고 싶다. 정부 정책과의 조화라는 의미를 지나치게 점잖게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은행의 고유목표인 물가안정과 관련해 당장 내년도에 얼마나 큰 파장이 일지 심도있는 조사나 제대로 해봤는지 묻고 싶다. 아직도 척하면 척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하는지 스스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한국은행은 전문성이 풍부한 엘리트집단이면서, 청와대나 기획재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위치에 처해 있는 유일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한국은행법에 일자리목표를 포함시키자는 주장에 대해 반대를 하는 이유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 임직원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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