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변호사의 법률상담소] 국제이혼 어느 나라에서 해야 할까

박종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19-10-29 09: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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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은 한국 국적 보유자이고, 을(乙)은 미국 국적 보유자로서 둘은 미국 오레곤주에서 혼인신고 후 혼인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갑(甲)은 을(乙)과의 성격차이 등의 문제로 별거중이며, 현재 갑(甲)은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 이때 갑(甲)이 이혼 소송을 제기하려고 할 경우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지, 한국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할 경우 한국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이 문제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에서는 국제재판관할을 규정하면서 제1항에서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위 실질적 관련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원고 및 피고의 국적 및 사건본인(미성년 자녀)의 국적을 고려하고 있으며, 결혼식과 혼인신고가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졌는지, 대한민국에서의 혼인생활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고,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할 수 있는 것이므로, 스페인 법원이 대한민국 법원보다 심리에 더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곤란하고, 원고가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명하여 재판을 청구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여 당사자의 의사까지 고려하여 실질적 관련성을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4.05.16. 선고 2013므1196 판결 참조).

위 사례의 경우 비록 혼인신고와 혼인생활이 미국에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갑(甲)은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점, 갑(甲)이 현재 을(乙)과 별거 후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점, 국제재판관할권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병존할 수 있는 것인 점, 갑(甲)의 의사가 대한민국에서의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가 명백한 점 등이 인정될 것이므로 대한민국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법원에 관할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서로 다른 국적의 두 사람이 혼인을 하였다면 두 사람의 국정 중 어느 나라의 실체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문제된다. 위 사례의 경우 한국법을 적용할지 미국법을 적용할지가 문제되는 것이다.

이혼의 준거법은 국제사법 제37조 내지 39조에 따라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이 1차적으로 적용되고, 동일한 본국법이 없다면 ‘부부 중 일방의 상거소지법’이 2차적으로 적용되며, 부부 중 일방의 상거소지법이 없다면 ‘당해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이 준거법이 된다.

위 사례의 경우, 우선 갑(甲)과 을(乙)은 국적이 달라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은 없으므로, ‘부부 중 일방의 상거소지법’이 준거법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갑(甲)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법이 준거법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관할이 인정되고 대한민국법이 준거법으로 인정된다면, 이혼 후 성(性)문제, 재산분할, 위자료, 부부재산의 문제도 모두 준거법인 대한민국법에 의하게 된다.

그런데 대한민국 법원의 관할이 인정되고 준거법이 대한민국법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혼 소송을 대한민국에 제기할지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우선 재산분할을 명하는 한국 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경우 이를 외국에서 집행할 수 있는지는 국가마다 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례의 미국 오레곤주 법원의 경우 외국법원의 확정판결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어 한국법원에서 재산분할판결이 선고되고 집행력을 부여 받은 후 이를 오레곤주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으면 외국에서의 강제집행도 가능하다.

또한 어느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할지에 따라 소송기간과 소송비용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갑(甲)이 대한민국에서 소송을 진행할 경우, 재산분할청구에 필요한 사실조회신청 등을 미국의 영사관을 통해 하여야 하므로 소송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고, 이에 따라 소송비용도 많이 발생될 수 있다.

또한 어느 법의 적용을 받는지에 따라 이혼소송의 승패, 위자료의 액수, 재산분할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 이혼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은 유책주의의 입장인 반면, 미국은 모든 주가 파탄주의의 입장이다. 따라서 혼인 파탄에 원인이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의 법에 따라 이혼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 파탄의 책임이 있는 자의 이혼 청구도 받아주기는 하지만 파탄원인자에게 실질적인 징벌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어마어마한 위자료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어디에서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전문적,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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