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이 되지 않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행보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09-11 09: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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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주택가격 급등 문제의 화살을 한국은행 총재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종편에 출현해 "기준금리는 동결하면서 돈은 계속 풀고 있으니 주택가격 급등 현상이 생겨도 손도 못 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 인사 중에 제일 잘못 된 게 한국은행 총재를 연임시킨 것"이라고 퍼부었다. 이성태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 임직원들의 심기는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최근 집값은 정부의 잇단 정책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최근 1년간 7%나 급등했고, 지방은 4~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집값 폭등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 여의도 통 개발 계획이 불을 지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시중 부동자금 홍수현상과 장기간 저금리 정책 유지로 부동산 폭등 현상을 조장할 토양을 제공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중 부동자금은 201612월 말 사상 처음 1000조 원 선을 넘어섰고, 지난해 6월 말에는 1117조 원에 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국은행은 경기 부진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20166월에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낮췄다. 그 뒤 지난해 11월 연 1.50%로 한차례 올렸지만 저금리 기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조만간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우리도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천문학적 수준의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금융안정이 심하게 훼손될 위기 상황에 처할 위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한국은행법에 규정된 한국은행의 주된 설립목적은 물가안정이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루면서 통화신용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이런 목표달성과 관련해 한국은행은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강조해야 할지 또는 독립성에 방점을 찍어야 할지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2년간 30%근접하는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통계청의 일자리 창출 실적 미흡 및 소득양극화 악화 발표이후 정치권은 소득주도성장 폐지 주장으로 논란이 거세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영세상인들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손익구조 압박에 시달려 종업원을 해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유나 야채 등의 신선식품 등은 물론 자영업자들의 음식 값 인상 등 물가인상 압력은 거스르기 어려운 현상이다. 공산품 가격도 올라갈 것이다. 전형적인 코스트 푸시형 물가인상이 곧 현실화 될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한 명도 고용감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명목임금 상승률이 0% 초중반 정도 더 높아지는 요인"이고, "사업주나 기업들이 이를 가격에 얼마나 전이시킬지 봐야 하는데 올해는 일자리안정자금 등 정부 지원으로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감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가정 하에 경제전망을 했으니 지극히 비합리적인 전망을 한 것이다. 수요공급이론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면 일자리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력들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주문처럼 상식 밖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설립 목적에 실업율을 포함시키자는 국회의 주장에 한국은행이 극구 반대하는 이유가 이런 점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발언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외평기금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였던 것이다. 당시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인상이 현실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 국회나 언론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장관의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을 추진할 때도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정부 정책과의 조화를 이룬 것이 아니라 정부정책에 끌려 다닌 것이다. 한국은행이 과연 독립적으로 거시적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했는지 의심스럽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관련해 근원물가지수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근원물가지수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천재지변 등에 의한 농산물 가격 변동과 국제유가 상승 등의 통제 불가능한 요인을 제외한 물가지표이다. 차제에 근원물가지수 산정에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요인도 배제시켜 달라는 주장을 제가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단기적 목표달성을 위해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중시하다보면 중장기적 국민경제 발전 목표를 훼손할 수 있다.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한국은행법에 독립성을 보장해준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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