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터넷은행 참여할 거라면…'고객이 즐거운' 플랫폼으로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1 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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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타임)김혜리 기자=최근 카카오뱅크는 `26주 적금`, `모임통장`, 케이뱅크는 `쇼핑머니`, `케뱅페이` 등 혁신을 담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년 남짓한 영업 이력이지만 시중은행이 하지 못했던, 하지 않았던 부분에 빠른 속도로 침투하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카뱅·케뱅 모두 신용대출 금리를 내리며 출범 초기 외쳤던 `중금리대출 확대`를 향해 작지만 한 걸음씩 내딛는 중이다.

인터넷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은 이 같은 성장세의 팔 할 이상을 차지한다. 모바일을 앞세운 비대면 플랫폼의 활성화로 편리함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덕분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지난 1월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시장의 주요 고객인 20~30대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은 `편의성 증대`라는 출시 이유가 무색하게 꾸준한 질타를 받았다. 초기 화면 로딩 시간이 길거나, 나열한 게 전부일 뿐인 서비스 메뉴, 그리고 `알림`을 받으려면 따로 앱 설치를 해야 하는 등 고객 편의와는 거리가 있는 사용 절차 때문이다. 이런 불편함이 꾸준히 제기돼 온 데다, 인터넷은행의 하루가 다른 성장세를 견제하기 위해 시중은행은 모바일뱅킹 개선에 힘써왔다. 실제로 한 은행에서 여러 개로 나뉘었던 모바일 뱅킹 앱도 하나로 통합됐고 서비스 탭도 간결해지는 등 리뉴얼이 진행됐다.

"인터넷은행이 편리하다고는 하는데, 시중은행 모바일뱅킹도 점점 편리해져서요. 그렇게 되면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쓰지, 누가 굳이 인터넷은행 쓰겠어요"

한 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시중은행 모바일 앱이 점점 발전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도, 오는 5월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경쟁에 참여 의사를 뚜렷이 밝힌 곳은 메이저 금융지주사들이었다. 기존 인터넷은행이 출범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 중인 데다 은산분리 등 규제 완화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기존 디지털뱅킹을 뛰어넘을 `금융산업의 혁신`을 위해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분명한 점은, 인터넷은행 플랫폼은 미래 먹거리 발굴 한계에 부딪힌 금융사 입장에서 무시하고 지나치긴 어렵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기존 모바일 뱅킹에 대한 이용자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금융연구원이 18개 국내 은행의 모바일 앱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들의 평점(5점 만점)은 안드로이드 기준 3.3점에 불과했다. 특히 아이폰 운영체제(iOS)에서는 2.4점으로 만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앱 리뉴얼이 쓰는 사람 입장이 아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진행됐다는 방증이다.

핀테크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할 금융회사라면 단순히 `고객 편의 증대`로만 그쳐선 안 된다. 핀테크는 발전할 일만 남았다. 따라서 핀테크에서 비롯된 `편리함`은 기본이다. 인터넷은행 경쟁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편리함을 기본으로, 고객에게 어떻게 더 즐겁고 새로운 금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사용자 경험(UX)의 혁신`으로 은행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선언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초기 흥행 그리고 꾸준한 `손님몰이`가 그저 편리함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기존의 것들을 되풀이해 '모바일뱅킹 시즌 2'로 지지부진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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