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희 변호사의 법률상담소] 계약해제

최지희 변호사 / 기사승인 : 2019-01-14 10: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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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이슈타임)최지희 변호사=부동산 매매 등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금만 지급한 단계에서는 계약금을 지급한 사람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금을 수령한 사람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에 해당한다. 가계약금만 지급한 경우에도 동일한 지, 즉 가계약금 지급 후 단순 변심한 사람이 계약에 나가지 않은 경우 가계약금을 포기(또는 배액 상환) 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는 아직 확립된 법리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다수의 하급심 판결에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가계약금이 계약금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로 판단하기도 하고(최근 하급심 판결), 이와는 다른 판결도 있다.

계약금 이후 중도금 지급 등 당사자 중 일방이 이행의 착수에 나아간 경우에는 계약상 해제 사유나 법정 해제 사유가 없는 한 단순 변심과 같은 사유로는 쉽사리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상대방이 이행을 지체하는 등 해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발생한다. 잔금지급일이 되었는데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도 주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해제를 통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단순히 전화나 문자로 또는 내용증명으로‘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을 통보하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해제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잔금의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동시 이행관계에 있어 당사자는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항변권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에서 이행을 하지 않더라도 일단 본인의 채무를 이행하여야 적법한 해제를 할 수 있는데, 본인의 채무이행의 제공을 하여야 한다. 이행제공의 의미에 관하여 판례는 “이행준비를 완료”하고 그 뜻을 통지하여 수령을 최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구두 제공으로도 이행제공이 된다. 그러나 단순히 이행준비만 하는 것으로는 안 되고 이행준비를 완료하여야 하기 때문에 예컨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준비하여 두고 이를 수령할 것을 통지하여야 적법한 이행의 제공이 된다. 판례는 매도인이 부동산의 명의이전에 필요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두었을 뿐인 경우에는 이행제공을 하지 아니한 것이라는 판시를 한 바 있다.

예외적으로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을 할 것을 청구할 수 있기는 하나, 이러한 경우의 판단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가능한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있는 경우로 보아 이행의 제공을 하여 해제를 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미리 이행을 거절한 경우라도 상대방에서 동시 이행 항변권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두의 제공을 역시 하여야 한다.

전세권자의 목적물 인도 및 전세권 설정등기 말소의무와 전세권 설정자의 전세금 반환의무, 계약해제에 따른 쌍방의 원상 회복 의무, 수급인의 하자 보수 채무 및 손해배상채무와 도급인의 보수 지급의무 등은 법에서 동시 이행 항변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경우이고, 그 외 부동산 매매계약과 같이 쌍방 의무의 이행이 대가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동시 이행항변권이 인정된다.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분명하여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뒤 목적물(아파트 등)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매매하였다가 소송에서 계약해제가 적법한 절차를 갖추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고 나중에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대방에게 되려 돈을 물어줘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계약해제의 요건을 잘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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