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10년 개발 중기기술 '탈취' 논란..."특허 저촉? 소송하라"

곽정일 기자 / 기사승인 : 2018-09-07 11: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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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적 지문입력 및 행정절차 자동화' 발명한 기업 의도적으로 배제
P사 "동사무소에서 지문을 스캐닝하고 행정적 처리를 하면 특허 저촉"
행안부 "저촉아냐...소송하라, 우리도 맞소송 후 지면 철회하면 그만"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문서24' 서비스 개통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이슈타임)곽정일 기자=행정안전부가 10여 년간 연구해 `전자적 지문입력 및 행정절차 자동화`를 발명한 기업을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경기도에 있는 P사는 10년 동안 약 18억 원을 들여가며 연구에 박차를 가한 결과 지난 2010년 새로운 형태의 지문 입력 시스템을 개발했다.

P사가 개발한 기술은 주민등록증 생성 시 지문을 등록할 때 기존의 잉크를 묻히는 방식이 아닌 전자식 방법으로 십지문을 생성,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온라인상 서식지를 완성하는 형태다. 여기에 온라인 서식을 통해 각종 서류 발급 등에 사용하는데 P사의 기술이 필요하다.

P사는 2010년 10월 관련 기술을 특허청에 신청해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후 ▲광주광역시 ▲충청남도 아산시청 ▲광주광역시 남구청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MOU를 체결 후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해당 기술의 필요성을 알아본 지자체에서 소관부처인 행안부에 P사의 기술을 수차례 도입해줄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에서는 `관련 법령 미비` 등을 이유로 거절했다.

◇ 타 기업과 계약한 행안부, 입찰기관은 행안부와 10년 이상 거래 업체

2016년 7월 주민등록법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행안부가 내세웠던 `관련 법령 미비`의 이유가 사라졌다. 

그러나 P사는 업체 D사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밀려 계약을 하지 못하게 된다. 

행정안전부 주민과 조달청은 `주민등록 및 인감정보시스템 지문인식률 기능개선 사업`입찰공고를 2016년 9월 8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입찰의뢰 했으나 입찰 기업이 D사 단독입찰로 되면서 유찰됐다.

결국, 한 달 후인 2016년 10월, 행정안전부는 D사와 단독 수의계약을 맺게 된다. D사는 행정안전부와 10년 이상 계속 거래해왔던 업체다.

문제는 P사가 해당 입찰 공고 자체를 알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관련 사업을 준비해온 P기업 관계자는 "수시로 조달청의 입찰 상황을 조회하고 있었지만,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업명으로는 `전자적 지문 등록 개선`부분을 알 수가 없고, 지문등록 방식 개선 등에 의한 민원 불편 감소에 대한 사업임을 알 수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공고한 `주민등록 및 인감정보시스템 지문인식률 기능개선 사업`을 살펴보면 주목적이 증명서 부정발급 방지를 위한 지문인식률 개선, 인감정보·주민등록시스템 수정·개발 사업 등이다.

그런데 사업 주요 내용의 마지막에 P사의 사업 특허권에 저촉되는 `주민등록증 신규발급 시 전자적 지문 등록할 수 있도록 개선` 사항과 `주민등록증 신규 발급 시 지문등록 방식 개선에 따라 공무원과의 신체접촉, 손에 잉크가 묻는 등 민원인 불편 대폭 감소`항목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P사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서 지문인식률 개선 사업이라고 내세우고 공고 끝자락에 우리가 수없이 허가해달라고 제기해온 사업을 슬그머니 넣은 것"이라며 "이 문제 제기 후에도 우리 기술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직접 시연하고 왜 특허에 문제가 되는지 설명을 하려고 했지만, 행안부에서 연락도 없었고 무성의한 답변으로만 일관했다"고 답답해했다. 

◇ "기존에 사용해온 것이라 특허 저촉 안 된다"는 행안부, P사 "기술 자체가 다른데 못 알아 들으니 답답"

행안부는 P사의 주장에 대해 기존에 사용해온 것이기 때문에 특허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자적으로 수집하는 지문스캐너는 지난 2010년 이전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고, 경찰청에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허 침해가 아니다"라며 "지문을 스캔하기 위해 (컴퓨터에) 스캐너를 연결하도록 규정을 한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P사 관계자는 "행안부 주장대로 연동한 것밖에 없는데 지방자치단체에 시범사업 지침(지문 스캔을 통한 행정절차처리를)으로 공문을 내려보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행안부는 P사가 `온라인 지문 스캔을 통해 등본과 같은 서류 등 행정적 절차를 일반 시민이 하는 기술 자체가 특허에 저촉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기존에 (지문에) 잉크를 묻혀 등록했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전자적으로 지문을 스캔해서 찍어도 되도록 한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P사 측은 "별지 30호 서식에 대한 특허를 말하는 것이다. 의미가 있다"며 "우리의 특허는 별지30호 서식을 전자적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지문인식기를 사용해 별지 30호의 서식을 만들면 당사의 특허가 침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지 30호는 주민등록법 시행령에 따른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로 주민등록 발급 시 사용되고 있으며, 오른손과 왼손 회전 지문을 등록하게 돼 있다. 다시 말해 주민등록 발급 신청을 하기 위해 이 서식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특허 침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행안부는 이 부분에 대해 계속 답변을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고 "우리는 각 지자체에 스캔 기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P사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계속해서 지문을 스캔해서 온라인으로 어떻게 이용을 하던 그 기술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는데 왜 그걸 못 알아 듣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행안부 "특허 침해되면? 안 하면 된다. 소송해라"

행안부는 P사의 기술에 대해 처음에는 특허침해 자체를 강력히 부정했다. 

P사는 "지문인식기 및 기타 스캐닝 부분을 따로 따로만 보면 특허와 관련이 없다. 그러나 지문을 받아서 현장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프로세스를 진행하면 저희가 개발해서 특허를 받은 시스템과 상충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10월 P사는 `지문입력 및 행정절차 자동화시스템`을 특허 출원했다. 

즉 국민이 동사무소에서 지문을 인식시켜 행정서류 발급 등을 전자식으로 진행하게 되면 P기업의 특허 기술에 저촉되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금 그 부분은 우리가 시스템에 개발해서 운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허가 아니다. 아는 특허 변리사 변호사에게 자문했다"며 "소송해서 지면 우리는 그 기술 안 쓰면 된다. 소송하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P업체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사용하는 용도는 범인 검거할 때 본인 확인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며 "우리 특허기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변호사는 "통상 정부가 소송하게 되면 대법원까지 시간을 끌 수 있는 만큼 끌기 때문에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4년이 걸린다. 소송과정에서 피해자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행안부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민원인에게 권력으로 압박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P사는 행정안전부 주민과를 상대로 감사실에 특허 침해와 고압적인 대응 등의 갑질 행위에 대해 조사를 요구했지만, 감사실에서는 "P사의 기술은 해당 사업과 관련이 없고, 특허 침해 여부는 전문적 영역으로 조사담당관실에서 처리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P기업 측에서 특허 관련 변리사 및 변호사에게 자문해 `충분히 저촉될 사항`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무시당한 것이다.

P사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이 개발하고 특허를 낸 기술을 행정안전부가 도둑질하는 이런 행태를 보였다"며 "특정 기업을 밀어준다거나 특정 업체에 정보를 주는 비도덕적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정부가 지켜주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반문하며 "법령이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가 개정안 발의로 다른 사업에 끼워 넣기 방식으로 특정 업체에 이득을 주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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