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지주사 '편입'…문제점은?

곽정일 기자 / 기사승인 : 2018-10-11 11: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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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체제 공고화 가능성 및 자회사 주주들 피해 위험 상존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그룹 제공>
(이슈타임)곽정일 기자=롯데지주가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대기업 독점적 지배 및 자회사 주주 이익 침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10일 신동빈 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사회에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주식을 각각 410만1467주, 386만3734주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매입을 통해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의 1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이 지주로 편입된다.

지주회사란 지배회사 또는 모(母)회사가 자(子)회사로 불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전부 혹은 지배 가능 한도까지 보유해 그 회사의 경영권을 가지고 지휘 및 감독하는 회사를 말한다.

지주회사로 편입되면 일단 자회사끼리 서로 출자할 수 없으므로 부실위험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고, 부실한 자회사는 따로 떼어 정리하면 되기 때문에 신규사업에 대한 진출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수 자본으로의 다수 기업 독식 등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지주회사의 전환이 오히려 재벌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출자 관계 개선만으로는 개선 어려워, 오히려 재벌 체제 공고화 가능성 有

전문가들은 지주회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재벌들의 순환출자를 통한 개선을 꼽아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지주회사가 재벌들의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송원근 진주산업대 교수는 "출자 관계가 정리된 것만으로 지배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고 부당 내부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든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홍기빈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주회사 제도에 대해 "주주 자본주의의 가장 진화한 단계"라며 "실제로 좀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를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거나 인수·합병하고 그 과정에서 계열사의 노동자들과 마찰을 빚는 과정도 숱하게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G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공개매수를 활용했다. 자회사 주식을 공개 매수하면서 `주식회사 LG`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LG전자 지분을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주식회사 LG`에 팔고 그 돈으로 주가가 낮아진 `주식회사 LG`의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LG전자 대주주의 지분 비율이 많이 늘어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주식회사 LG`로 최종 합병하기 이전 각각 LG전자와 화학 부문 지주회사인 LGEI와 LGCI에 대한 구본무 LG 회장 일가의 지분은 8.8%와 9.6%씩이었는데 지주회사 출범 이후 36.7%와 39.2%로 늘어났고 합병 이후 42.8%까지 늘어났다.

◇ 자회사 주주에 대한 위험 상시 존재 

지주회사의 가장 큰 위험성 중 하나는 특정 자회사의 지배주주를 위해 다른 자회사의 소액주주들의 권익에 반하는 경영 의사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 예가 한국타이어이다. 한국 타이어는 2012년 7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를 쪼개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9월 1일 회사는 한국타이어월드와 한국타이어 두개로 나뉜다. 지주회사로서 한국타이어월드가 자회사 한국타이어를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분율 뻥튀기로 분할 전 한국타이어 지분 36%를 갖고 있던 조양래 회장을 비롯한 지배주주(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포함)의 지주사 지분은 이듬해 74%로 불어났다. 인적분할 때 기존 회사 주주들은 분할된 회사의 신주를 원래 지분 분포대로 받기 때문에, 자사주 비율만큼 자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종인 한국은행 조사역 차장은 "지주회사는 지주회사 자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과정에서 특정 자회사와의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 시 상장회사의 경우 최소지분율이 30%에서 20%로 낮아져 적은 자본으로 다른 회사 소유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주회사 이익 극대화를 위해 특정 자회사에 손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자회사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지주사 편입에 대해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주사 편입을 통해 그룹의 지주 체제를 더욱 안정화하는 것은 물론, 유통 및 식음료 업종에 편중돼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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