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국회에 거는 기대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11-07 11: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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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국회는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과 공청회를 시작으로 약 470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슈퍼예산의 본격적인 예산심의에 들어갔다.

 

국회의 각 상임위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소관부처별로 예산 심사를 시작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5~6일 전체회의를 개최해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7~8일에는 경제부처, 9일과 12일에는 비경제부처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의 예산편성과 관련된 주요 문제점들을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우리 행정부는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이 없는 까닭에 근시적 안목에서 예산이 편성될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법 제27조 제1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장관은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기획재정부 내에는 장기전략국 산하에 미래전략과가 해당 업무를 맡도록 편제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중장기 국가발전 계획이 없다. 따라서, 우리의 예산은 해마다 방향타 없이 땜빵식으로 편성될 수밖에 없다. 조속히 기획재정부는 중장기 국가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예산편성이 중기재정계획과의 연관성이 결여돼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법 제28조에 따라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중기사업계획서에 기초해 향후 5년간의 중기재정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중기재정계획은 해마다 짜 맞추기식으로 작성되고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할 수가 없다. 오차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기획재정부는 과년도 추정치와 실적치 또는 연도별 중기재정계획 수치간의 차이분석조차 하질 않는다. 재정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중기재정계획을 책임감 있게 작성하고 차이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래야 국가중장기 발전전략계획→중기재정계획→예산간의 수미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아직도 성과관리제도가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제8조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는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하여야 하고, 성과보고서를 작성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성과보고서를 보면 아직도 성과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도 없이 형식적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기획재정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각 부처에 대한 성과관리를 강화하고, 차년도 예산편성에 피드백을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국회의 예산심사와 관련된 주요 문제점들을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국회의 예산심사과정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임기가 1년인 까닭에 전문성이 지극히 결여돼 있다. 국회법 제22조의2에는, 국가의 예산결산기금 및 재정 운용과 관련된 사항을 연구분석평가하고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회예산정책처를 두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심도있는 예산심사를 하기에는 조직규모가 지나치게 빈약하다.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 확충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의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개해야 할 것이다. 국회법 제57조 제5항에 따르면, 소위원회의 회의는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예산심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계수조정 관련 회의는 철저하게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 해마다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쪽지 예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입법기능을 담당하는 국회가 먼저 법을 준수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국회의 결산 심의에 필요한 감사원의 결산감사보고서가 지나치게 요약돼 있어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다. 예산심사를 제대로 하려면 먼저 세밀한 결산감사 기능이 갖춰져야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99조에 따르면, 감사원은 세입· 세출의 결산을 매년 검사하여 대통령과 차년도 국회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하도록 규정돼 있다. 감사원은 가능한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결산감사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보고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국회는 예산집행과정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예산과 결산에 대한 심의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예산집행과 관련해 상시적 모니터링 기능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사후적으로 이루어지는 결산감사도 중요하지만, 행정부의 예산집행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국회가 사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국회가 D-brain 시스템에 대한 강화된 접근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것이다.

 

국민을 위한 예산제도가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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