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가 하남시에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 등을 보고 느낀 점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9-04-02 11: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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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코스트코는 오는 4월 30일 하남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하남시 소재 7개 소상공인단체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달 29일 1천여 명이 가게 문을 닫고 모여 코스하남시청 앞에서 코스트코 입점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 참석한 소상공인들은 하남시청 앞에서 코스트코 매장까지 왕복 도보행진을 했다. 집회 중 7대 단체 대표 모두는 삭발식을 가졌고, 코스트코 입점이 허용된다면 하남시 소재 모든 소상공인들의 사업자등록증을 반납하고 폐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코스트코는 2016년 11월 30일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했고, 하남시는 산업연구원에 코스트코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조사 및 검토 용역을 발주해 2017년 6월 보고서를 제출받은 바 있다.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는 대형마트 입점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협력회의의 출발점이 되는 중요한 자료이다. 유통법에 규정돼 있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와 관련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의 필요성
첫째, 대형마트가 지자체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는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와 관련해, 법적 강제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대규모점포를 개설하거나, 전통상업보전구역에 준대규모점포를 개설하려는 자는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지자체장에게 등록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유통법에는 대형마트측이 제출한 서류에 포함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지자체가 강제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지 않다.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지난해 5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이 벤치마킹할만한 대상이 될 것이다. 동 법에 따르면, 소상공인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사업 인수·개시·확장이 5년간 금지되는데, 이를 위반하는 기업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위반 매출액의 5% 이내의 이행강제금도 부과된다. 동 법 제정과 관련해 국회는 FTA에 규정된 ISD(투자자·국가간 소송) 위험이 있다는 반대를 무릎 쓰고 강행처리한 바 있다. 소상공인의 생존권 위협은 대기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진출 못지않게 대형마트의 지역상권 침투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련법에 상권영향평가 등과 관련해 벌칙과 강행규정이 담겨져야 할 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를 찾아보면, 상당수의 대형마트측은 상생협력회의와 관련해 은밀한 뒷돈 거래를 통해 졸속으로 사업조정절차를 종료시켰던 것으로 보고돼 있다. 대형마트측이 위법성을 무릎 쓰고 뒷돈 거래까지 감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너무 부실하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고육지책은 아니었을까?

차제에 전국의 모든 지자체는 과거 대형마트 입점 시 이들이 제출했던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에 포함된 내용들에 대해,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했는지를 점검하고 미진한 점이 있다면 이제라도 상생협력회의를 통해 성실한 이행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상권영형평가서 작성 시 공간적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현행 유통법 시행규칙 제5조 제8항 제1호에 규정된 ‘별표 1’에 따르면, 상권영향평가서 작성 시 대형마트의 경우, 개설지역의 반경 3Km 이내의 공간적 범위에 대해 상권 영향을 평가하도록 규정돼 있다. 코스트코는 대용량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들은 차량을 이용해 매장을 방문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따라서, 반경 3Km의 공간적 범위는 지나치게 협소하다. 상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반경 약 20Km 이내의 소상공인들은 매출액 감소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대형마트는 회원제로 운영되거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내방 고객들의 매장 이용 실적 자료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존 대형마트 고객의 구매행태를 정밀하게 조사하고, 대형마트 인근 도로 및 교통 환경을 감안해 상권영향 공간적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셋째, 피해를 보는 업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유통법 시행규칙 제5조 제2항 관련 ‘별표1’에 따르면, 종합소매업 등의 소매판매업만 조사대상으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최근 대형마트들은 복합쇼핑몰 형태로 개점을 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영화관, 수영장, 그리고 어린이 놀이터 등의 레저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휴일 매장 방문 시 온 가족이 세탁물까지 들고 가 쇼핑은 물론 식사, 그리고 레저활동까지 즐기는 경향이 보편화되고 있다. 

콩나물과 두부를 생산에 전통시장에 납품하는 사업자가 대형마트에 납품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주택가 세탁소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전통시장 생선가게, 정육점 또는 5일장 상인들도 같은 사정일 것이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부는 피해대상 업종에 가능한 다수의 소상공인업종이 포함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 하남시 행정절차상의 문제점
첫째, 하남시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이행했는지 의문이다.  유통법 제8조 제2항에는 지자체가 제출받은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가 미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사유를 명시하여 보완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리고, 유통법 제8조 제7항에 따르면,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먼저, 코스트코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는 유통법 시행규칙 제5조 제2항 ‘별표1’에 규정된 ‘상권영향평가서의 작성 기준 및 방법’상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르지 않았다.

하남시는 코스트코측의 보고서와 관련해 산업연구원에 용역을 발주했고, 산업연구원은 2017년 6월 ‘코스트코 하남점 입점과 관련 코스트코측이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 조사 및 검토 보고서’를 하남시에 제출했다. 

산업연구원은 동 보고서를 통해, 코스트코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하남시는 당시 코스트코측에 해당 서류 보완 작성요구를 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둘째, 하남시 소상공인단체장들은 유통법에 규정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에 참여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협의회를 여러 차례 개최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해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유통법 제8조 제7항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제출받은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검토하는 경우 협의회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남시 소상공인 단체장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하남시는 유통법에 규정된 내용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문제점은 비록 하남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1997년 유통법이 제정된 이후 대형마트는 전국에 500개가 넘게 입점했고, 전국 방방곡곡에 입점해 있는 SSM과 상품공급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형마트 등이 입점해 있는 모든 지자체들의 사정은 하남시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산업연구원 보고서 관련 문제점
코스트코 하남점은 연간 매출액은 2000억원으로 추정하였고, 여기에 도소매업 생산유발계수 0.75를 곱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15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트코 하남점 3Km이내 기존 소매업체 1431개의 연간 매출액 감소 예상금액은 889억원으로, 영업이익 감소액은 54억원으로 추정했다. 기존 소매업체당 매출액은 월 500만원 정도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월 31만4000원 감소한다고 본 것이다. 

산업연구원이 적용한 가정 및 추정치 등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언급한 바와 같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공간적 범위 3Km는 훨씬 확대 적용돼야 할 것이다. 

둘째, 오픈 시점과 자료 작성기준일과의 괴리가 크다. 소매업 사업체 수는 하남시 및 강동구청의 2014년 기준 2016년 사업체조사보고서를 참조했는데, 4~5년의 시차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하남시 소상공인들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했다. 사업체당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은, 통계자료 부족으로 경기도 소매업의 사업체당 매출액을 적용했다. 지역적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넷째, 상권 범위 내 매출액 감소금액 추정을 위해 광명시를 벤치마킹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는데 ▲산업연구원은 매출감소액 추정을 위해 신한카드 매출데이터를 활용했으나 동 데이터는 전체 매출 감소액 추정과 관련해 대표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통시장의 매출은 대부분 현금매출이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광명시 수퍼마켓 매출액이 대형마트 입점 후 증가했다는 점은 상식 밖이기 때문에 보고서에 대해 전반적인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려울 것이다. 

보고서상에는 광명시 수퍼마켓 매출액 증가율은 코스트코 광명점 개점 1년 전에는 6.5%이었으나, 개점 1년 후에는 19.2%로 개점 2년 후에는 5.6%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대책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광명시 소재 수퍼마켓 점주들에게 문의한 결과 코스트코 입점 후 매출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상기한 사안들과 관련해, 하남시는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피해기 위해서라도 산업연구원측에 요구해 보다 정교한 상권영향평가서 작성을 다시 요청해야 할 것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 정밀한 소상공인 통계 작성
유통법에 규정된 상권영향평가서가 제대로 작성되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소상공인 관련 통계일 것이다. 통계가 부실하면, 상권영향평가서는 부실하게 작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은 당연히 소상공인이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시절 한중 FTA체결 시, 소상공인 관련 정밀한 통계가 없어 당연히 거쳤어야 할 소상공인업종별 피해영향조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당시 몇 개의 업종 소공인들은 피해 영향조사를 식시하지 못한 보상책으로 소공인 특화센터 등과 관련된 예산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은 바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 정책의 일환으로 다수의 아세안 국가들과의 FTA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체결될 FTA에 대비해, 통계청은 하루라도 빨리 농수산업 관련 작물별 또는 종사자별 피해영향 수준의 피해영향 조사 결과가 산출될 수 있도록 정밀한 소상공인 통계를 생산해 내야 할 것이다. 

통계청은 기획재정부에 금년 내 소상공인 통계를 제대로 작성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한 바 있다. 조속히 정밀한 소상공인통계가 작성되길 기대해 본다. 
 
◇ 지역협력계획서의 문제점
코스트코측이 하남시에 제출한 지역협력계획서에는 기부활동, 지역 사업박람회 개최, 지역상품 판매공간 제공, 구매물품 배달제한, 그리고, 판매품목 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코스트코가 제출한 지역협력계획서가 지역경제 기여와는 관련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전반적으로 지역협력계획의 내용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점과 관련해, 하남시는 코스트코측에 지역협력계획서 재작성을 요청하고, 제대로 작성된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진행될 상생협력회의를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통법이나 상생법에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를 위해 마련된 규정들은 최소한의 마지노선일 것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준수되지 못한다면 정부는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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