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뒷돈 거래 처벌 법안 국회통과 시급하다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09-10 13: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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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201610월 대형마트가 뒷돈 거래로 상생법의 사업조정 절차를 무력화시켰다는 보도가 언론에 보도됐다. 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현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600만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는 것도 모자라 어처구니없게 전통시장의 몇몇 상인들에게 상생기금이라는 독이 든 회유와 협박의 매수자금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다며 모 재벌 회장의 구속을 촉구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통합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대형마트가 뒷돈 거래를 통해 사업조정 절차를 무력화 시켰을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상생법 및 유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상생법과 유통법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20172월과 9월에 각각 상정됐지만 현재까지 법안 소위에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금년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 모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3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상당 부분은 수 천 명에 달하는 인근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매출을 빼앗아 간 것이다. 대형마트가 지역상권에 침투하게 되면, 음식점이나 슈퍼마켓은 물론 세탁소나 철물점 등 대부분의 골목상권 상인들의 매출액이 줄어들고 상당수는 폐업을 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유통시장 개방 이후 선진국 대형마트의 국내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 중심으로 대형마트의 지역상권 개점을 허용했다. 당초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개점허용과 관련해 학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적정 대형마트 수를 200개 정도로 추정했었다. 대형마트 인근 상권 인구가 30만 명 정도는 되어야 수지타산이 맞을 수 선진국 사례를 들어 이런 주장이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유통대기업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최근 우리나라의 대형마트 수는 500개를 넘어섰고, 이것도 모자라 이들은 기업형슈퍼마켓(Super Supermarket. SSM)이나 상품공급업 등의 형태로 무차별적으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국회는 2010년 상생법을 개정해 중소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사업조정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유통법이나 상생법에 사업조정기금이라는 명목의 뒷돈거래를 해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다. 일각에서는 입법상 하자라는 주장을 제기하지만, 유통재벌의 입법 로비가 통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든다. 유통재벌들은 이런 약점을 노려 상생기금을 무차별 살포했다. 상생법이 시행된 이후 대형마트 100개 정도와 600개 정도의 SSM이 자율조정을 거쳐 사업조정 절차를 종료하고 오픈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사업조정과 관련해 은밀하게 거액의 뒷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지난 2013년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2009년부터 3년간 이마트 16, 롯데마트 13, 홈플러스 10곳 포함 전국 46곳의 대형마트가 약 350억원을 뿌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중기청은 사업조정과정에서 일부 발전기금이 거래된 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당사자간 이면적으로 이루어져 파악이 곤란하다며 적극적으로 불법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또한, 중기청은 사업조정제도와 관련해 발전기금 논의 및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 횡령·유용 등 사실이 확인된 경우 수사당국에 신고토록 행정지도할 예정이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KBS20161022일 김종민 의원실 자료를 인용해 대형마트 겉으로는 상생, 뒤로는 현금이라는 제목으로, 대형마트의 뒷돈 거래를 보도했다. 2015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청장은 대기업이 상생기금을 이유로 회유를 한다면 그 자체가 불법이고, 매수죄에 해당 된다고 답변한 바 있다.

 

대형마트가 대규모점포 입점을 위해 주변 중소상인과 이해관계자에게 비밀리에 금품을 제공했다면, 이는 공정한 시장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사업조정과 관련한 금품 수수 및 재산상의 이익 등의 수수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벌칙을 규정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쟁 구호와도 궤를 같이 한다.홍종학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의 처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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