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권익보호 위해 총대 메는 중기중앙회장 선출돼야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11-23 13: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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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내년 2월 말 세칭 중통령이라 일컬어지는 중기중앙회 회장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에는 기필코 700만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제대로 대변하는 회장이 선출돼야 할 것이다.

 

700만 소상공인들이 처한 현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80만명 정도가 폐업을 했었는데, 금년에는 폐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 한다. 일부 세무서에서는 폐업신고를 하는데 번호표를 뽑아야 할 형편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OECD평균의 2, 미국의 4배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외식업체수는 68만개로, 외식업체당 인구수는 76명이라 한다. 미국은 501명이라 하니 우리의 외식업체수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6.6배나 많은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자영업이 터지기 일보직전의 포화상태에 처해 있어 내남없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1602000, 대출규모는 591조원에 이른다. 자영업 가구주의 평균부채는 20127960만원에서 최근 1억원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주택담보대출까지 감안하면 실제 부채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규모(DSR)42%로 역시 상용근로자의 28%보다 높다. 소득 하위 20% 사업소득은 전년대비 13.4%나 줄어들었다. 자영업 전체가 무너질 백척간두의 위기에 상황에 처해있는 형국이다.

 

주휴수당까지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2년 전에 비해 55%나 인상된 인건비를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공시지가 현실화로 건강보험료도 당장 이번 달부터 9.4%나 오를 예정이라 한다. 경영부담이 늘어나 숨이 턱에 찰 지경이다.

 

이외에도 상가임대료 및 상가권리금 문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대리점 또는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 과도한 온라인 수수료, 숨통을 옥죄는 갖은 규제, 과도한 가산금리, 유통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 카드수수료문제, 한중 FTA 체결로 인한 저가제품 수입, 근로소득자에 비해 불리한 근로장려세제, 형식에 치우친 적합업종 및 사업조정제도, 김영란 법 등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런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누군가는 이런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서야 한다. 현행법상 700만 소상공인 권익을 위해 뛰어야할 법정단체는 중소기업기본법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소상공인연합회’, 그리고,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상인연합회등이 있다. 현행법상 전반적인 소상공인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법정단체는 중기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이다.

 

201178일 국회의원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는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공청회를 주최한 김혜성 의원은 법률 제정 필요성에 대해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첫째,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의 권익옹호는 외면하고 있다. 당시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장하는 소속 회원 300만명 중 90% 이상이 소상공인으로 구성돼 있지만,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부회장단 20명 중 소상공인대표는 단 한명도 없다. 대부분 규모 있는 기업의 오너들로서 자신들의 이익옹호에만 열중하고 있어, 소상공인의 애로는 항상 뒷전에 밀려있다.

 

둘째, ‘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대부분 20만명 정도의 소기업을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상공인과 관련된 내용은 단 3줄에 불과하다.

 

셋째, 소상공인 권익확보를 위한 채널, , 법정단체 설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위원회 27명 위원 중 소상공인의 이익을 대변할 위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법안 발의 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중소기업연합회(당시 회장 김기문)와 직능단체총연합회(당시 회장 오호석)는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을 반대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다. 이들 단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의 위상이 약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3528일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를 설립할 수 있는 관련법이 확정 공포되었고, 201511일부터 시행됐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순간 국회 본 회의장에 집결해 있던 소상공인단체장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당시 단체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부터는 한여름 땡볕 아래나 추운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집회를 열지 않고도, 법정단체를 통해 국회나 정부에 소상공인들의 애로를 전달할 수 있는 공식창구가 마련되었다며 기뻐했다. 당시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주요 구성원들은 김혜성 의원을 찾아와 큰절을 올렸고, 어느 행사장에서는 모 단체장이 축사를 하던 중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법정단체 설립 과정에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은 후, 2014430소상공인연합회가 중기청으로부터 법정단체로서 설립허가를 받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설립이후 소상공인 권익 옹호를 위한 활동을 한다고 했지만, 끊임없이 잡음도 터져 나왔다. 회장의 자격시비, 도덕성 문제, 회계부정, 관제데모 논란, 업무상 횡령과 관련된 사정당국의 수사 등의 부정적 이슈들이 연이어 언론에 보도됐다. 이런 점 때문에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인사들은 대부분 소상공인연합회에 등을 돌렸다. 이래서인지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장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기중앙회도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김기문 회장 주도로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을 반대했다면,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 후 소상공인의 권익옹호를 위한 활동을 더욱 왕성하게 전개했어야 옳았다. 하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김기문 전 회장의 도덕성 문제, 회계부정, 홈앤쇼핑으로 부터 받은 수십억원 대의 고액 연봉, 아방궁 사무실 운영, 자사의 시계 구매에 단체 예산 집행 등의 문제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소상공인 문제와 관련해 양 단체의 공통점을 짚어보자.

 

첫째,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회장 개인적인 문제로 다수 회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공사가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은 개인적인 도덕성 흠결로 인해, 정작 피해를 입는 당사자는 회장 개인이 아니라 수백만 소상공인인 것이다.

 

둘째, 문을 꽁꽁 닫아 놓고 회원확보를 위한 외연확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은 생업자체가 지역밀착형이기 때문에 광역 단체구성이 어렵다.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외연확장을 위한 노력을 최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하는데, 빗장을 걸어 잠그고 몇몇 기존 단체의 기득권을 유지하기에 여념이 없다. 진정으로 700만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대변한다는 주장을 하려면,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 할 것이다.

 

셋째, 소상공인 현안 관련 아젠다 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현재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으면서 소상공인 현안에 대한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연구기관은 중소기업연구원뿐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 몇 년 동안 해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예산지원을 받으면서 2012년부터 20159월까지 발표한 소상공인 관련 연구보고서는 고작 아래에 열거한 7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련

번호

과제명

과제수행연도

1

소상공인 조직화 및 협업화 구축 활성화

2012

2

성장 유망형 소상공인 발굴 및 지원체계 개발

2013

3

사업조정 제도 이행효과 및 중소상공인에 미치는 영향 연구

2014

4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체계 개편에 관한 연구

2014

5

소상공인 지원정책과 사회적 비용연구

2015

6

소상공인 정책의 유형별 분석을 통한 재정립 방안

2015

7

나들가게 발전 전략 연구

2015

소상공인 관계자들은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이런 연구 과제를 선정했는지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참혹하고 절박한 소상공인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테마들이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소상공인 단체들은 재정형편이 열악해 유능한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개별 단체가 안고 있는 현안이 무엇인지조차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국회나 정부에 어떤 자료를 만들어할 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소상공인 전반을 아우르는 공통적 현안도 마찬가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양 단체는 이런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국회나 정부를 상대로 설득할 수 있는 수미일관한 테마별 논리 개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생업에 바쁜 소상공인들을 집회장으로 동원하는 일은 하지 않더라도 해결할 길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언론에는 김기문 전 회장이 차기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되고 있다. 이런 예상은 얼마 전 보궐선거를 통해 진해마천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선출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당 단체는 자동차 부품, 조선기자재, 공작기계, 밸브, 농기계 등 각종 주물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김기문 회장이 운영하는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형식적으로는 회장 출마 자격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김회장은 회장 재임 당시 가업상속 공제한도를 1000억원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을 제기한 인물이다. 하루하루 힘들게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700만 소상공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꿈같은 먼 나라 이야기다.

 

내년 2월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에서는 진정 소상공인의 현안 해결을 위해 총대를 멜 자격이 있는 인물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를 통해 중기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권익옹호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현상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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