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8-10-15 14: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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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없는 국정감사…백종원 대표·벵갈고양이만 곤혹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의원님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지난 12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한 말이다. 백 대표가 본의 아니게 2018 국정감사를 이 한 문장으로 축약하며 올해 국정감사도 `감사는 뒷전`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백 대표는 TV 예능 `골목식당`, `집밥백선생` 등에 출연하며 요식업의 화신이라 불린다. 그가 국정감사 초대장을 받은 이유는 골목상권 지원 방안에 대한 해답을 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국감 출석 증인 혼내기`에 취한 의원들에게 `골목상권학개론`을 펼쳐야 했다.

 

정유섭 의원은 백 대표에게 "골목상권에서 백 대표 가맹점이 `손님 다 뺏어간다`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다소 표면적인 질의를 던졌다. 백 대표는 "가맹점주도 똑같은 자영업자"라며 "이름이 알려진 프랜차이즈 지점들이 골목상권에 들어가 경쟁할 이유가 없으며,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먹자골목에 들어가 경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먹자골목과 골목상권을 혼동하면 안 된다"며 "사업하는 사람에게 너무 하는 것 아니냐. 가맹점을 잘 키워 가맹점 사장이 잘 벌게 해준 것뿐인데 뭐가 잘못된 것이냐. 이게 불공정 행위인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결국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송곳` 질문 없이 그날의 국감은 백 대표의 골목 상권 설명으로 마무리됐다.

 

곤욕을 치른 건 사람뿐만이 아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 벵갈고양이를 데려왔다. 그는 지난 9월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의 사살 책임을 묻기 위해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벵갈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런 `고양이 국감`으로 여론의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벵갈고양이는 퓨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국감의 스타가 된 것이다.

 

일 년에 한 번, 국회 14개 상임위원회가 정부정책을 골고루 살펴 `감사`하는 자리에 감사는 뒷전이 된 지 오래라지만 이번 국감만은 그 무게가 달랐다. 2017년 국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에 이뤄진 `전 정부`에 대한 국감이었다면, 이번 국감이야말로 사실상 현 정부에 대한 첫 국감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는 소득주도성장을 포함한 일자리정책과 대북문제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번 국감을 `재앙을 막는 국감`, `미래를 여는 국감`, `민생파탄정권 심판 국감`으로 명명해 소득주도성장뿐 아니라 탈원전, 비핵화 진전없는 평화 프로세스 등을 핵심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야당의 계획대로라면 이번 국감은 더더욱 날카로운 `송곳` 국감이 돼야 했다.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질문 공세나 벵갈고양이만으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정감사 전 밝힌 `본격적인 심판을 목표로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찾아보긴 힘들다.

 

호통 국감, 스타 국감에 이어 고양이 국감까지, 매번 `보여주기식 국감은 지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도 의원들의 `국감 한 몫 잡기`는 멈추지 않을 듯하다. 김성태 대표의 "철저한 팀플레이로 한 놈만 패는 끈기"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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