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의 블록체인 특구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08-31 14: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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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민선7기 시도지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조성한 뒤 단계별로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와 암호화폐 발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국내외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원 지사는 소프트웨어 영역의 글로벌 플랫폼 주도자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 중 혁신경제 관련해서는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최저임금 논쟁이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시끄럽고, 공정경제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전 고위직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고 전속고발권 폐지 등의 문제가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혁신성장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1차관이 본부장을 맡는  혁신성장본부를 설치하고, 하위 조직으로 선도사업1팀, 선도사업2팀, 규제혁신·기업투자팀, 혁신창업팀 등 4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바 있다. 이후 혁신성장본부는 전국 산업단지를 돌며 기업들과 소통하는 ‘투자지원 카라반’을 본격 가동했고,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혁신성장’을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 ‘혁신성장포털’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혁신성장 정책에 대한 발표는 없었다.

 

혁신이란 단어는 가죽 혁에 새로울 신으로 구성돼 있다. 가죽을 벗겨서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영어단어 혁신(innovation)안에서 밖으로를 뜻하는 ‘in’과 새롭다는 뜻의 ‘nova’가 결합된 것으로, 속부터 겉까지 전부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상당히 고통스럽고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혁신은 대통령이 병원을 방문해 원격진료를 강조하거나, 경제부총리가 재벌 총수 몇 명을 만난다고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추세라면 문재인 정부의 혁신경제 정책은 알맹이 없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답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혁신기술이 출현해 상용화되면서 인간의 삶은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20세기 후반의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기반의 정보화 시대를 열었다. PC에서 스마트폰까지의 진화를 통해 우리 인류의 삶은 정보의 풍요를 누릴 수 있게 됐고, 이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그리고, 클라우드 시스템이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조직구조는 분권화되고, 구성원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며, 조직운영의 수평적 연대화, 노동형태의 단순화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보스 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왑 회장이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은 쓰나미와 같이 어느 날 도둑처럼 온다.”고 주장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IT산업에서는 새로운 기술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가나 기업이 이런 변화의 물결을 제대로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스스로를 ‘IT강국이라고 지칭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IT 분야에서 선도자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산업화 과정에서 Fast Follower 전략을 택해 고속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 경제구조는 어느 정도 선진국 문턱까지 따라 붙어 저성장의 터널로 들어섰다. 과거의 싼 노동력을 무기로 삼는 전략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 무엇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혁신을 추구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First Mover의 위치를 점하려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새롭게 출현한 기술에 집중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선진국을 따라하는 것은 마치 뱁새가 황새를 쫒아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불행을 맞이하게 될 뿐이다.

 

최근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이 출현했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IT기술이 아니다. 어쩌면 철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의 모든 IT 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류가 발명한 모든 제도까지도 뿌리부터 변화시킬 수 있는 기반 기술이자 원천기술인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 혁명을 능가하는 신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 산업의 기반기술이자 원천기술이다. 기반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 ICT 강국이라는 국내외 평가를 받는 나라로서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ICT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단단하게 굳혀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더 이상 논란이나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신기술 출현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신산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소모적 논쟁은 지양하고, 국운 융성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최근 딜로이트는 2018 글로벌 블록체인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95%가 블록체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액센추어는 향후 5년 정도 전후해 블록체인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은행의 집중 전산 서버가 없이도 모든 은행업무처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다보스 포럼은 금년 내 전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IBM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글로벌 ICT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올인하고 있고, 글로벌 은행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블록체인의 상용화는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혁신기술이 등장했을 때 투기 붐이 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과거 미국에서 ‘T’형 자동차 붐이 일어났을 때 주식 거품이 형성되었었고, 최근 닷컴버블 현상도 우리는 경험했었다. 가상화폐 버블현상도 초기 내재가치보다 높게 거래가격이 형성되는 현상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과거 네덜란드의 튜울립 투기광풍 현상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우리 정부는 투 트랙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투기 현상에 대해서는 적절한 규제를 하지만,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에 대해서는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블록체인 기술에서 코인이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격이다.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이 ICO를 금지 정책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대학 중퇴자가 지하실 차고에서 창업을 했을 때 엔젤투자나 벤처투자자로부터 필요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는 앞장서서 이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 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자세로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013년 비탈릭 부테린이란 19살 러시아 출신의 캐나다 교포 청년이 이더리움이라는 White Paper를 발표했고, 2014년 이더리움 Prototype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인으로부터 펀딩을 받은 바있다. 그는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면서 이더리움 재단의 수장역할을 맡고 있다. 이미 그는 수 조원의 거부가 되었다. 불과 3~4년 만에 일어난 현실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탈릭 부테린에 버금가는 천재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ICO는 천재성을 가진 혁신 창업가들이 전 세계인으로부터 펀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왜 정부가 이런 기회를 차단하는 정책을 펼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거래를 국내에서 규제를 한다고 규제의 실효성이 확보되지 않는 것처럼 ICO를 차단하는 정책도 실효성이 없다. 왜냐하면, 스위스나 싱가포르 등의 외국에서 ICO 펀딩을 받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왜 우리 블록체인 기업들이 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ICO 진행과정에서 외국 컨설턴트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세금도 외국에 내야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따라서, ICO 금지 정책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법과 제도권 안에 들여 놓고 적절한 규제를 해야 옳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추진하는 블럭체인 특구정책이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외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제주도에 법인을 설립하고, 세금을 징수하고, 컨설팅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를 블록체인 천국으로 만들어 대규모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 목적도 이런 것을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블록체인 특구 정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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