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까운 장래에 디지털화폐 발행 가능성 없어"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9-01-29 14: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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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금 수요 여전…스웨덴 CBDC 개발 속도 1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29일 '중앙은행 CBDC' 연구 보고서에서 "미국 연준, 유럽중앙은행 및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현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CBDC는 중앙은행 내 지준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새로운 화폐를 말한다. CBDC는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채무로서, 현금 등 법화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가치를 규정하기 어려운 민간 암호자산과 성격이 다르다.

CBDC는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됨에 따라 현금과 달리 관련 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 목적에 따라 ▲ 이자 지급 ▲ 보유 한도 설정 ▲ 이용 시간의 조절도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선 현금 수요가 여전히 있고, 다수의 업체가 소액지급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서, 소수 민간업체의 지급서비스 독점에 따른 부작용(스웨덴 등에서 발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북유럽 및 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 6개국이 CBDC 발행을 적극 검토 중이다.

가장 진도가 빠른 나라는 스웨덴으로, 스웨덴 중앙은행은 2020년까지 CBDC에 관한 기술적인 검토를 완료하고 2021년에 여론 수렴을 거쳐 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선 현금이용이 줄어든 가운데 비자나 마스터 등 소수의 민간회사가 전자지급결제시스템을 운용해 CBDC를 발행하기 쉬운 여건이 조성돼 있다.

한은은 일부 개발도상국(우루과이, 튀니지 등)과 달리 예금계좌 보유율이 95%에 달하고, 인터넷·모바일뱅킹 관련 인프라가 지속해서 확대되는 등 금융포용의 정도도 이미 높은 수준이어서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소액지급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경험이나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이번 연구에 착수한 것은 최근 분산원장기술의 발전과 암호자산의 확산 등을 배경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현금 이용이 대폭 줄거나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일부 국가에서는 중앙은행이 CBDC 발행 실험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BDC의 장점도 있다. 한은은 CBDC 발행 시 신용리스크가 감축되고 현금보다 거래 투명성이 높아지며 통화정책의 여력이 확충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고 금융시장의 신용배분 기능이 축소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보니 도입을 위해선 충분한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동향을 살펴보면서 대응하겠다"며 "기술발전에 따른 현금 이용 비중의 지속적인 하락 및 CBDC 발행 비용 감소 등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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