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개업자금을 빌려준 경우에도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될까

박종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20-04-08 14: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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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제64조에서는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법에서 일반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10년으로 정한 것과 비교하면 그 소멸시효 기간이 상당히 짧은 것이다. 이는 상사거래관계의 신속한 해결을 기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다.

위와 같은 상사소멸시효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에 해당하여야 한다. 상법 제46조에서는 ‘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를 나열하고 있고(기본적 상행위), 상법 제47조 제1항은 행위의 종류를 불문하고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동조 제2항은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상인의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보조적 상행위)로 인한 채권 역시 상사채권의 소멸시효기간 5년이 적용된다. 즉 상인의 행위로 인한 채권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상사소멸시효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 판례는 당사자 쌍방에 대하여 모두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한 채권뿐만 아니라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만 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한 채권도 상법 제64조에서 정한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상사채권에 해당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상행위에는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상법 제47조의 보조적 상행위도 포함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다7863 판결 등 참조)고 보고 있어, 어느 당사자 일방만 상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상사소멸시효의 적용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상인’이라고 볼 수 없는 개인이 사적으로 아는 지인으로부터 개업자금을 차용하는 경우 등에도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는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개시하기 전에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자는 영업으로 상행위를 할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그 준비행위를 한 때 상인자격을 취득함과 아울러 개업준비행위는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그의 최초의 보조적 상행위가 된다. 이와 같은 개업준비행위는 점포구입·영업양수·상업사용인의 고용 등 그 준비행위의 성질로 보아 영업의사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당해 준비행위는 보조적 상행위로서 여기에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시하며, ‘영업자금의 차입 행위는 행위 자체의 성질로 보아서는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준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지만,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이고 상대방도 행위자의 성명 등에 의하여 그 행위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점을 인식한 경우에는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하여, 지인이 스탠드바를 새로 열기로 한 것을 알고 돈을 빌려준 사안에서 해당 대여금채무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다37552 판결 참조).
즉, 개인 사이의 금전거래라고 하더라도 개업 등의 목적으로 돈을 빌리는 것이고, 상대방도 그러한 목적이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경우에는 상사소멸시효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개인 사이의 거래에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잘못 판단하고 있다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버리는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일반 민사채권에 비해 소멸시효기간이 상당히 짧으므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조치(재판상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채무자의 승인)를 미리 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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