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1심서 징역 1년 6개월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9-01-10 15: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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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취업준비생에 절망과 허탈 안겼다"
▲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사진=이슈타임DB>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채용비리 논란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전 행장은 2015~2017년 우리은행 공개채용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에서 불합격권이었던 지원자 37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시켜 우리은행의 인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기소 됐다.

함께 기소된 남모 전 국내부문장(부행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전 인사부장 홍모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직원 2명은 징역 6~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1명은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 서류 ▲ 1차 면접 ▲ 2차 면접 등의 단계를 통해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행장 등이 청탁 명부를 바탕으로 각각의 채용 단계에서 불합격권으로 처리된 청탁 대상을 부당하게 합격시켰다고 봤다.

재판부는 "서류전형과 1차 면접 전형 당시 인사부장은 은행장에게 합격자 초안과 함께 청탁 대상 지원자들의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추천인 현황표`를 들고 갔는데, 이 표에 이광구가 동그라미를 쳐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했다"며 "여기서 합격된 지원자는 새로운 조정작업이 이뤄져도 합격자 명단에서 빠지지 않도록 채용팀이 관리했다"고 범행 수법을 명시했다. 

그러면서 이 판사는 "이 전 행장이 합격시킨 채용자는 청탁대상 지원자이거나 행원의 친인척인 경우"라며 "불공정성의 정도가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은 공공성이 다른 사기업보다 크다고 할 수 있고, 신입직원의 보수와 안정감을 볼 때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의 직장"이라며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그 기본이 공정한 채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수년간 청탁 명부를 바탕으로 합격자를 바꿔치기했고 채용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저해하고 방해했다"며 "많은 취업준비생이 느꼈을 절망과 허탈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다만 우리은행이 채용 절차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과 구별되는 점이 있고, 면접관들도 선처를 바라는 점,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는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이 전 행장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37명의 채용에 개입해 31명을 최종합격시켰다"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금융감독기관과 국가정보원 직원 등에게 채용을 상납하고 취업준비생들을 속였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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