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쩌란 말이냐?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11-07 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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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경제 관련 통계나 지표들이 암울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경제 투톱인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국회 예산심사가 시작된 시점에 붉어진 경제사령탑 교체설에, ‘이건 또 뭐지?’라는 의구심이 든다. 경제사령탑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차년도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예산심사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경제사령탑 교체설이 나왔기 때문에, 도대체 경제사령탑을 교체하게 된 명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경제정책 기조가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통해 경제문제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는 주장을 했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출범 시 제시한 경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 투톱간의 엇박자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연말이면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입장을 바꿔 내년으로 미뤘다. 반면 김동연 부총리는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먼데경제는 어쩌자는 것인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회 예결위원장이 "곧 물러날 사람과 무슨 협상"을 하느냐는 주장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현재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는 어공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난을 들었을 것이다. 아마도 상당수는 이번에는 이런 말을 듣지 말아야지라는 각오를 가지고 문재인 정권 출범에 동참했을 것이다. 하지만, 촛불혁명에 동참했던 다수의 지지자들 입에서조차 어려운 경제문제와 관련해 부정적인 말이 튀어나오고 있다. 이러다 북핵이슈와 남북경협 문제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된다면, 노무현 정부 시절 바닥권을 맴돌던 지지율 현상으로 이어져 자칫 총체적인 국정 난맥상이 전개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반도체 착시현상을 빼고 보면, 모든 경제지표나 통계는 나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자리 문제는 심각수준을 넘어섰다. 통계청장도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을 했다. 이럼에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주장은 아집이자 오만이다.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덮어두어야 할 것이다. 공연히 변죽만 울리게 되면 내성만 키워주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이른 바 귀족노조문제라는 핵심의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펼치는 것은 경제에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우리나라 노조는 계급은 부정하면서 자신들보다 열위의 노동자 계급을 만들어, 자기모순에 빠져 있다는 어느 교수의 주장이 귓전을 때린다.

 

문재인 정부가 내건 혁신성장이란 구호가 과거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기껏 해묵은 규제완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공무원들의 가장 중요한 밥그릇 문제를 방치하고 규제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주장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

 

공정경제라는 화두도 태산명동 서일필격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재벌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방치한 채, 곁가지만 손을 대는 방식으로는 소정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협력이익 공유제라는 모호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지만, 과거의 초과이익 공유제처럼 말싸움만 벌이다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대상자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다.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율도 마찬가지다. 불법취업자가 없다면, 농축산업, 수산업, 또는, 3D 산업 현장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이런 특수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으니 일자리 참사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알바생들이나 막노동 일자리 구하기 현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부부가 12시간 맞교대를 하는 편의점주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도 못갈 지경이다. 현재도 치솟는 밥상 물가 때문에 걱정인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물가는 더욱 오를 것이다. 음식업을 비롯한 생필품의 가격인상은 서민경제를 더 옥죌 것이다. 음식업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어느 장관의 주장은 현실을 너무 모르고 하는 말이다. 채소를 비롯한 식자재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식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은 왜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년이 되면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농산물 파종을 기피하는 농가가 늘어날 것이다

 

내년 봄쯤 물가인상은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고, 저성장 기조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일자리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아마도 내년 봄에는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신문에 연일 톱기사로 실리게 될 것이다.

 

인사는 만사다. 특히, 경제정책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 귀속되기 마련이다. 대통령이 경제정책을 일선에 나서 진두지휘할 수 없다면,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실물경제 감각이 부족한 사람에게 경제를 맡겨서는 곤란하다. 책상머리에 앉아 전쟁터의 참혹한 현실을 모르고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경제사령탑에게 경제지휘권을 믿고 맡겼다면, 책임지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참견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탶이 나서 훈수를 두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제는 원톱 체제로 가야한다. 그리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 경제사령탑을 맡아야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 형 경제사령탑은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어야 한다. 틀은 그대로 둔 채 사람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다른 점이다.

 

모름지기, 국정 운영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국론분열을 막고 국민 통합을 일구어 내는 능력,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결단력, 그리고, 본능적으로 다가올 미래의 위기까지 감지하고 해결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중 싱가폴은 가장 모범적인 국가로 평가를 받고 있다. 싱가폴 초기 경제정책 방향을 설계했던 리관유는, “나는 이론에 사로잡힌 적이 없다, 나를 이끈 것은 이치와 현실이었다. 나는 전문가, 특히 사회과학이나 정치학의 전문가들이 내리는 비판이나 조언을 무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는 말을 했다. 깊이 새겨들어야 할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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