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행장 구속에…은행권 '흔들'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9-01-11 15:38:21
  • -
  • +
  • 인쇄
銀 '사회적 책임' 강조…신한·하나·국민 긴장
<사진=김혜리 기자>
(이슈타임)김혜리 기자=법원이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 실형을 선고하면서 은행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법원이 채용비리 재판을 진행 중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지난 10일 이 전 행장에게 업무방해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 전 행장에 "우리은행은 공공성이 다른 사기업보다 크다고 할 수 있고, 신입 직원의 보수와 안정감을 볼 때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의 직장"이라며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그 기본이 공정한 채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수년간 청탁 명부를 바탕으로 합격자를 바꿔치기했고 채용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저해하고 방해했다"며 "많은 취업준비생이 느꼈을 절망과 허탈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 서류 ▲ 1차 면접 ▲ 2차 면접 등의 단계를 통해 신입 직원을 채용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행장 등이 청탁 명부를 바탕으로 각각의 채용 단계에서 불합격권으로 처리된 청탁 대상을 부당하게 합격시켰다고 봤다.

채용비리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 중인 조 회장과 함 행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 신한은행장을 지내는 동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을 특혜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한은행이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서류전형부터 최종합격자까지 성비를 3 대 1로 인위로 조정한 점도 확인돼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 회장을 기소했다.

함 행장은 지난 2016년 신입 행원 채용에서 인사청탁을 받아 지원자 6명을 부당하게 채용하고,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면접점수를 조작하는 등 총 13건의 채용비리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 2013년 하반기 신입채용에서 서류합격자 비율을 `남자 4 : 여자 1`로 정하고 낮은 점수를 받은 남성 지원자를 합격시켜 신한과 마찬가지로 `성차별 채용` 의혹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광구 전 행장과 달리 조 회장과 함 행장은 현직에 몸을 담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2019년 파격 인사를 단행하며 `세대교체`를 제창했던 조 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을 리딩뱅크로 이끌었던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의 임기 만료 전부터 후보군에서 퇴출하며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하지만 같은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행장이 구속되면서 조 회장의 `친정 체제 구축`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주 부회장직과 은행장을 겸직 중인 함 행장의 연임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함 행장 측은 지난해 8월 진행된 공판에서 "하나은행은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라며 사기업의 사원 채용 과정에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 전 행장에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만큼 이번 재판 결과가 부담되는 이유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6월 불기소 처분됐지만, 임직원이 아직 재판을 받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전 행장 재판 결과가 같은 재판 선상에 선 은행권 임직원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전직 임원이 구속된 만큼 채용비리에 대한 철퇴는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이슈타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