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거는 기대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9-04-03 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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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켰다. 문재인 정부가 청에서 부로 승격시킨 사례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유일하다.

 

종전 중소기업청은 정부조직법상 산업통상자원부의 외청으로, 청장은 국무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만 참여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청장은 국무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안 발의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고칠 권한도 없었다. 오로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명의로 법안을 발의해야 했고, 모든 업무는 장관의 지휘를 받아야만 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초대 홍종학 장관이 임명되었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부 조직도 상당수준 확대되지 못했고, 업무 처리 스타일도 종전의 중소기업청과 다르다는 느낌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있다. 취임 후 밀어붙였던 제로페이 카드 결제사업도 당초 기대수준에 미달하고 미치지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국회는 청문절차를 마쳤지만 야당들의 반대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임명을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이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일 몇 가지를 건의해보고자 한다. 

 

첫째, 과거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기업의 입김에 밀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권익이 무시돼 왔던 사안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런 사안들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법률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법률개정 사안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법률 뿐만 아닐 것이다. 다른 부처 소관 법률에 숨어있는 독소조항들도 모두 찾아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담겨져 있는 독소 조항들 때문에 영세소상공인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례들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정보산업진흥법에 대기업에 유리하게 반영돼 있는 사안들도 정상화시켜, 중소 IT기업을 제대로 육성할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세가 면제되는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시켜주어 외국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부가가치세법도 국내 영세상인들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직구관련 불공정한 관세법도 개정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을 옥죄는 각종 규제도 없애야 할 것이다.

 

법률개정 작업과는 별도로 다른 부처에 산재해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업무도 찾아내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업무이관 작업과 관련해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타 부처의 공무원들도 영입해 조직을 대폭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사안들이기 때문에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을 것이다. TF를 구성해서라도 반드시 처리해내야만 할 것이다. 

 

둘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밀한 통계를 산출해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중 FTA 체결과 관련해, 관련법에 규정돼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종별 피해영향조사도 하지 못한 채 국회를 압박해 비준처리를 한 바 있다. 당시 특정 업종 종사자 수는 정부와 업계 주장이 10배나 차이가 났다. 이러니 상호간 심도 있는 대화가 진행되길 기대할 수도 없었다.

 

또한, 대형마트 등의 골목상권 침투와 관련해 대형마트들이 지자체에 제출하는 상권영향조사서에는 알맹이가 없다. 이러니 상생협력회의가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을 것이고, 뒷돈 거래를 통해 엉터리 사업조정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도 사전 업종별·지역별 영향조사도 하지 못한 채 밀어붙였다. 정책실패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후약방문 격으로 관련 부처 장관은 조사를 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방아쇠를 당기고 조준을 한다는 조롱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정밀한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연초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업무보고를 통해 금년 내 소상공인통계를 제대로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밀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종별·지역별 통계가 조속히 생산되어야 할 것이다. 기본 통계조차 없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 육성을 하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말도 되지 않는 소리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추진될 FTA에 대비해서라도 제대로 된 통계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 ‘중소기업헌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해방이후 우리는 줄곧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쳐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정부 예산편성을 포함한 모든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일본은 2010년 ‘잃어버린 20년’의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중소기업 육성 정책으로 대전환 했다. 정책전환의 트리거링 포인트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중소기업 헌장’이었다. 일본이 최근에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경제성적표를 내고 있는데,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경제정책 패러다임 변환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일자리 상황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턱없이 미달하는 안타까운 통계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중소기업 헌장’을 발표하고,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일자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공무원들이나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은 오래전부터 힘 있는 실세장관의 취임을 희망했었다. 앞에 언급한 일들을 해내려면 막강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영선 의원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무에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장관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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