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 흔드는 국토부…결제원 "강제 이관에 맞설 것"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8-10-10 17:40:26
  • -
  • +
  • 인쇄
9·13 부동산 대책, 주관기관 금융결제원→한국감정원 변경
금융노조 금결원지부 "강제 이관은 국토부에 힘 실어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안정방안의 일환으로 주택청약시스템 운영기관을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이관에 따른 추가 비용 및 금융정보 유출, 해당 직원의 고용 안정을 박탈한다는 이유로 "청약업무 강제 이관 결정은 부동산 안정화란 정책목표와 배치된 부당한 조치"라며 반발에 나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결제원지부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청약 이관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잇단 성명을 통해 "18년 이상 청약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금융결제원과 최소한의 소통도 없이, 업무 시스템을 한국감정원에 이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최재영 금융노조 금융결제원지부 위원장은 지난 14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과 건전한 소득분배 구조를 구현시키기 위해 부동산 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하지만 부동산 안정화란 명분을 이용해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끼워 넣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결제원은 2000년부터 청약 업무를 담당해왔다.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주택은행이 전담하고 있던 입주자저축 취급기관을 전 은행으로 확대 시행하면서 금융결제원이 청약접수와 청약통장 중복계좌 방지 등의 업무를 도맡게 됐다. 이런 이유로 전국의 모든 주택청약은 지난 13일 부동산 안정방안이 발표되기 전까지 `아파트투유(APT2you)`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아파트투유는 금결원의 청약 신청 사이트다.

국토부는 청약 업무를 금결원에서 한국감정으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불법 당첨자 관리, 부적격 당첨자 검증, 주택 통계시스템과의 연계 등 공적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금융결제원은 국내 금융결제망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주로 구성된 비영리 사단법인인 탓에 공적 기능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국토부 측은 "그동안 불법 당첨 및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검증 및 사후 당첨 취소 여부 등의 점검이 필요했으나 금융결제원은 민간의 사단법인이어서 관리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 국토부 산하 공적 기관인 한국감정원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면 청약 당첨 등에 관한 부정 사례에 대한 예방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국토부는 금결원에 `공적 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한 번도 문의한 적 없다"며 "강제 이관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금결원을 철저히 배제하고 기관 변경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대부분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현재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감안해 즉시 효력을 발휘하도록 돼 있지만, 청약업무 이관만 장기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공적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면 현재 청약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결제원에 공적관리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결원 노조 측은 이관 결정 후 예상되는 제반 문제점을 국토부에 제시해왔다. 특히 주택청약에 필수적인 청약통장 업무는 약 2400만명의 금융정보를 다루는 일로,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가 수반된다. 하지만 한국감정원은 지난 2017년 감사원으로부터 개인정보 파기와 정보시스템 보안·관리 등 문제로 주의를 요구받은 바 있다. 

국토부는 "금융결제원의 시스템과 운영 인력 등을 신규 청약업무 수행기관으로 일괄 이관할 예정이므로 이관 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금결원은 "민간기관은 공적기능을 수행할 수 없어 청약업무를 이관한다면서, 민간기관의 시스템과 운영 인력은 일방적으로 이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이라며 "국토부 논리에 따르면 민간 영역이 공적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를 일방적으로 공공기관으로 이관하고, 청약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의 고용 안정을 박탈하겠다는 뜻"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국토부와의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청약 문제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합의`가 아닌 `철회`가 맞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무위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관하기 위한 이유와 이관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차차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2400만명이 가입한 청약 문제인 만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결제원 노동조합은 오는 11월 말까지 국토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이슈타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