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재앙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9-03-28 17: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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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통계청이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는 51635000명이고, 인구성장률은 0.37%이다. 중위연령은 201440.3세에서 201842.6세로 늘어났다. 유소년인구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고령자 비중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나라 전체가 늙어가고 있다. 생산가능 인구수도 전년 대비 63000명 줄어들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생산 가능인구 감소 폭은 앞으로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는 전후 폐허더미 속에서도 꾸준히 늘어났다. 1953년 출생자 수는 66만명 정도였다. 전후세대들이 낳은 1978~1982년 출생아 수도 연평균 80만명 이상을 유지했다. 이후에도 출생아 수는 꾸준히 늘어 1971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1971년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2018년에는 327000명수준까지 줄어들었다. 1971년 출생아수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금년 1월 출생아 수는 33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000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2027년부터는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어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합계출산율은 0.98명 수준으로 전년도 1.05명보다 0.07명 감소했다. 197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1.0명 이하로 추락한 것은 사상초유의 사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1970년 합계출산율은 4.53명이었다. 홍콩 등의 일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는 비교대상 국가를 지구상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OECD 평균 1.68명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를 달리고 있다.

 

합계 출산율이 2.1명 선을 유지해야 현재의 인구 수준이 유지될 수 있다고 한다. 외국의 저명한 인구학자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98수준으로 유지된다면 30년 후엔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란 충격적인 경고를 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두 세대가 가기 전에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맨 처음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이다.

 

2005년도 합계출산율이 1.08명을 기록하자 노무현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했다. 정부는 2006년 이후 5년 단위로 세 번에 걸쳐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합계 출산율 1.5명 달성을 목표로 잡고, 10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수준의 예산을 퍼부었지만 사정이 개선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국가란 주권에 의한 통치조직을 보유하고, 일정한 영토에 살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로 이뤄진 집단이다. 국가 구성 3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에게 주권을 강탈당했었지만 되찾았고, 이스라엘 민족이 수 천 년이 지난 후 영토를 회복했던 사례를 감안한다면, 국가의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일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향후 한 세대가 가기 전에 우리의 인구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면 우리가 오랜 세월 피땀 흘려 쌓아 온 경제시스템, 법질서나 제도 중 온전하게 남아 날것이 있을까? 교육시스템부터 시작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체계도 무너지게 될 것이다. 산업 전반이 붕괴되고, 군 병력 충원조차도 어려워지게 질 것이다. 정부는 세수부족으로 파산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도심 외곽지 주택가는 길고양이들만 득실 되는 황량한 폐허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외곽 도로는 통행차량이 없어 아무 짝에도 쓸모없게 될 것이다. 제조업 공장은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고, 산업물동량은 줄어들어 항만시설이나 공항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거대한 재앙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은 종족번식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본능까지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할 것이다. 결혼 기피현상이 단순한 경제적요인 만은 아닐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도 경제 양극화, 높은 물가수준, 비싼 사교육비, 성차별 또는 워킹맘 문제, 비싼 집값 또는 양육비 부담 등의 문제 뿐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정치·경제·문화·사회를 망라한 모든 질서와 제도 등 모두가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는 내년도 사상최초 5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내년도 예산 중 인구 재앙에 대비해 얼마나 많은 고뇌가 반영돼 있을지 궁금하다. 판에 박힌 재탕 삼탕식의 정책만으로는 안 될 것이다. 벌써 여러 차례 시도를 해봤지 않은가? 지방의 인구감소현상이 벌써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지 오래다. 인구감소 문제를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만 돌려서도 안 될 것이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하다가, 2005년 부터 반등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출산율이 1.44명으로 전년도보다 0.01% 떨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호들갑을 떨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가 오래 전부터 백척간두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이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택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자영업자 수는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이 출산율 반등에 성공했던 정책사례들을 단기적인 대책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섣부르게 이민 확대 정책이나 난민수용 정책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은 최후의 수단일 것이다.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빨리 반세기 반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국가라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구재앙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최초로 사라지는 나라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하루 빨리 국가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기재부 1차관을 중심으로 범정부차원의 TF를 만들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챙겨야 할 것이다. 핵문제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출산율을 늘리는 특단의 정책부터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험보다 더 큰 아젠다가 있을까? 정치인들도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당리당략과 목전의 사리사욕에만 사로잡혀 정쟁만 일삼으면서, 국가 존망의 위기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 한다면 정치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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