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상 변호사 칼럼]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 조력이 필요한 이유

곽정일 기자 / 기사승인 : 2018-10-21 09: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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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슈타임)고영상 변호사=어느날 경찰로부터 범죄 혐의가 있으니 또는 고소장이 접수되었으니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

 

수사기관이 피의자(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를 부를 때는 이미 고소인 등 피해자를 조사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한 후 어느 정도 심증을 갖고 소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범죄사실을 자백하고 선처를 구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억울함을 풀기 위해 조사에 임하는 경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를 통해 수사기관이 어떠한 증거를 갖고 있는지, 어느 정도 심증을 형성했는지, 피의자가 알지 못하는 범죄 혐의가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가 수사자료를 열람할 수 없으므로 제한적 정보 안에서 수사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데 법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그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경찰 및 검사의 질문 내용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므로 조사 시 변호사가 참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사 과정에 참석한 변호인은 수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 예측을 할 수 있으므로 대응하기가 한결 용이하다.

 

둘째, 자신이 진술한 대로 조서가 작성되었는지 꼼꼼한 검토가 가능하다.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조서를 작성한다. 조서는 경찰 내지 검사가 피의자에게 범죄 사실과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고 피의자가 대답하는 것을 기재한 서류이다. 가끔 TV 뉴스에서 ‘피의자가 조사를 6시간 받았고, 변호인이 조서를 검토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는 보도를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조사를 받은 다음 조서의 검토가 중요하다. 

 

특히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을 최대한 진술해야 하는데, 그러한 내용이 빠져있는지, 잘못 기재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일반인이 다시 본인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하며 조서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변호인이 조사 시 동석하여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을 메모하고 조서 작성 시 중요한 내용이 누락되지 않았는지 체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피의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효율적인 조사가 가능하다. 아무리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범죄 혐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이 경우 변호인이 동석하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기 때문에 조사에 당당히 임할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 등과 불필요한 감정대립을 하거나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중언부언 대답하여 조사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선 경찰에서 처리해야 할 사건이 너무 많기 때문에 가끔 피의자에게 중요한 증거가 누락되기도 하고 피의자가 진술 과정에서 충분히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서에 기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은 종국적으로 재판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이 끼치기 때문에 그 단계마다 정확히 검토하여 시정해야 한다. 일반인이 자력으로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 범죄 혐의를 벗기 위한 재판은 이미 수사 단계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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