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의 위험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기사승인 : 2018-12-12 18: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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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레일 제공>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KT전화국 화재가 발생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KTX 탈선사고와 대형 온수관 파열 등 최근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대형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위험관리가 엉망진창인 것으로 판단된다.

 

기강해이도 문제지만 사례별로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KT 아현 전화국 화재는 대형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화재 발생 당시 관리 책임자가 현장에 없었다. 그 흔한 CCTV나 스프링쿨러조차 없었다. 정부와 케이티는 서로 책임 떠 넘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KT 아현빌딩은 정부가 직접 관리해야 할 C등급 이상 수준의 중요 기간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자체 관리 대상인 D등급으로 하향 분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허술한 공공서비스 관리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KT의 보고태만을 핑계로 면책 받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정부는 기간통신망 사업자의 기간망 구성도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KT가 보고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정부가 먼저 문제점을 파악하고 관리등급을 상향 조정 요청을 했어야 옳았다.

 

이번 KTX 탈선사고와 이외에도 지난 한 달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코레일 KTX에는 크고 작은 사고가 8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KTX탈선 사고와 관련해 사전에 위험이 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운행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분명히 예견된 인재사고였기 때문에, 코레일의 허술한 위험관리 수준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다음, 서울에너지공사의 온수관 파열과 관련된 문제점을 짚어보자. 공사 측은 낡은 온수관이 부식하면서 물이 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공단 측은 매일 21개조를 투입해 열화상카메라 분석, 청음 분석 등을 통해 누수사고 예방 점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IoT와 압력센서 연동 등을 통한 시스템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데 아직도 걸어 다니면서 소리를 듣고 위험을 감지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파이프 라인 등의 시설을 통한 서비스 사업에서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어야 할 SCADA 시스템조차 구비돼 있지 않은 것이다. SCADA 시스템이란 통신 경로상의 아날로그 또는 디지털 신호를 사용하여 원격장치의 상태정보 데이터를 원격소장치(remote terminal unit)로 수집, 수신·기록·표시하여 중앙 제어 시스템이 원격 장치를 감시 제어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공사 측의 위험관리 수준은 그야말로 수준 이하인 것이다.

 

위에 언급한 3건의 공공서비스 사고와 관련해 공통적인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 낙하산 인사 문제이다. 코레일과 자회사 임원 3분의 1정도 정도를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인사로 채워 놓았으니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리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CEO는 위험관리를 포함한 해당 서비스 영역 전반을 꿰뚫고 있어야 제대로 된 관리를 할 수 있다.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이다. CEO가 해당 공공서비스 영역의 전문성에 대해 맹탕이라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시쳇말로 중간관리자들은 데리고 장난치기 좋은 상대인 것이고, 노동조합은 적당하게 타협을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상만 챙기고 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수 십 년간 지속돼 온 우리 정치권의 해묵은 적폐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KTCEO는 반도체나 휴대전화 제조 전문가이기 때문에 통신서비스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TV를 잘 만든다고 해서, 방송서비스 전반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제조와 서비스는 엄연히 다른 영역인 것이다.

 

둘째, 정부의 허술한 공공서비스 관리체계 문제다. 공공서비스란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공공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KT는 민영화됐지만, 통신서비스의 본질은 여전히 공공서비스이다. 정부는 공공서비스의 품질은 물론, 위험관리 및 요금관리 등의 모든 분야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할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공공서비스 관리 감독의 핵심은 공공요금 관리이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기획재정부의 공공요금 산정기준을 따라야 한다. 동 기준에 따르면, 공공요금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소요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총괄원가란 성실과 동시에 능률적인 경영관리 하에 공공서비스를 공급하는데 소요되는 적정원가와 공공사업에 공여하고 있는 진실하고 유효한 자산에 대한 적정 투자보수를 가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해당 서비스 전체를 꿰뚫고 있지 않고서는 공공요금 산정이 불가능할 것이다. 기능별 고정자산 설비에 대한 성능은 물론, 사업전반과 위험관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 정부의 관련 공무원들이 이런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차제에 철저한 점검을 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필히 보완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공공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위험관리를 외주 처리하는 문제이다. Outsourcing이란 기업은 핵심관리 영역에 집중하고, 부수적인 부문은 외주에 위탁 처리하는 것이다. 공공서비스 영역의 유지보수를 포함한 위험관리는 핵심관리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주처리는 부당하다. 아무리 수익성을 추구한다고 할지라도 기본원칙 테두리 내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공공서비스의 기본은 이윤극대화가 아니라 적정한 보수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공공서비스 관련 위험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면, 당연히 정부는 요금수준으로 보상해 주어야 마땅한 것이다.

 

국민들은 기본에 충실한 공공서비스를 제공받기를 희망한다. 정부가 공공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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