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銀 희망퇴직…디지털·청년 일자리에 밀려 '나간다'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 2018-12-05 19:05:53
  • -
  • +
  • 인쇄
해마다 퇴직 규모 늘어나…당국 희망퇴직 권고에 '맞장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지난 11월부터 NH농협은행을 필두로 은행권 `희망퇴직`이 시행됐다. `디지털 금융` 확대와 청년 일자리 정책에 맞춰 매년 그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으로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36개월 치가 퇴직금으로 주어진다.

농협은행에서 610명, 농협금융지주에서는 2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에서는 534명이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연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까지 진행해 38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대상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자인 1963~1965년생이다. 국민은행은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최종 희망퇴직 인원을 확정한다. 이들의 퇴직일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8월 만 40세·근속 기간 만 15년 이상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아 관리자급 직원 27명, 책임자급 181명, 행원급 66명 등 총 274명이 회사를 떠났다. 통상 연말에 실시하던 희망퇴직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하나은행이 2년 만에 준정년 특별퇴직에 나선 것은 정부의 일자리 확대정책 동참을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도 지난 4월 1963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70여명의 직원들이 퇴직했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어 자본비율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희망퇴직은 어려우리라는 것이 업계의 추측이다. 작년에는 우리은행 민영화 이후 특별퇴직금이 대폭 인상돼 1011명이 희망퇴직으로 퇴사했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2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07년 13조1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매년 희망퇴직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은행 영업 구조가 스마트폰과 인터넷, 자동화기기(ATM) 등 비대면 채널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건비 등 운영비 절감을 위한 지점 통폐합도 진행 중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4개 은행 지점 수는 3559개다. 특히 이는 지난해(3618개)와 비교하면 59개 감소한 수치다. 내년에도 점포 감소는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확대` 정책도 희망퇴직 규모가 늘어나는 이유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장기근속 직원의 명예퇴직이 더욱 많은 청년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을 적극 유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월에도 은행장들을 만나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은행들이 눈치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희망퇴직에 대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신규 채용을 대폭 확대하고 돌아서는 희망퇴직으로 직원들을 내보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장기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이슈타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